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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앤포럼



5. 태도가 형식이 될 때

※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진정되지 않고 있어서 4월 8일 수요일 오후 7:30로 한 차례 더 연기되었습니다. 

※ 5회차 강연은 온/오프라인으로 병행됩니다.


10여 년 전부터 미술관과 지자체 들은 어떤 작은 흐름을 타고 이른바 ‘가성비 좋은’ 새로운 전시 콘텐츠로서 젊은 건축가들을 호출해왔다. 개인전이나 회고전이 아닌 이상 전시에서 건축가가 하는 일은 전시가 보여주고자 하는 주제에 부합하는 하나의 대안을 도출하는 것이다. 전시 관람객을 클라이언트로 간주하고 콘텐츠로서의 건축을 보여주는 일이다.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며, 공공미술, 파빌리온, 전시 공간 디자인과 같은 장르들이 여기 해당한다.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전시는 ‘건축에 관한 건축’이자, 건축을 다른 방식으로 촉발하는 대안적 형식이다.

우리는 건축을 빌딩(building), 오브젝트(object), 공간(space), 비가시적인 것의 체계 혹은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하는 것(things invisible) 등의 장르로 부를 만한 것들의 집합으로 이해한다. 영화의 장르가 ‘플롯, 등장인물의 유형, 세트, 촬영 기법, 주제 면에서 바로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특징적으로 유사한 영화들의 그룹’으로 정의되고, 시와 소설이 문학의 한 장르인 것과 마찬가지다. 건축에 대한 태도를 이렇게 설정한다면 전시는 건축의 혼합 장르다. 모든 장르의 아이디어들은 건축이라는 범위 안에서 장르 간 상호 참조되거나 영향을 주고받는다. 일련의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는, 전시가 공간이 되고, 파빌리온이 빌딩이 되는 경험을 했고,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른바 “태도가 형식이 되는” 과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 변경 일시: 2020년 4월 8일(수) 오후 7:30
- 장소: 정림건축문화재단 라운지 (​http://dmaps.kr/b2ts4)
- 대상: 기획에 관심 있는 건축가, 건축·예술 기획자
- 회차 모집 인원: 20명
- 참가비: 2만원
- 입금계좌: 하나은행 162-910014-62604
- 문의: kim@junglim.org (김상호)

SoA _ 이치훈은 연세대학교에서 공부했고, 강예린은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에서 공부하고 hANd건축, OMA(로테르담), 협동원에서 실무를 했다. 이치훈과 강예린은 2011년에 정영준과 함께 SoA를 설립했다. SoA는 2015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의 우승자로 선정되었고, <지붕감각(Roof Sentiment)>을 통해 2016년 영국 『아키텍추럴 리뷰(Architectural Review)』가 주관하는 Emerging Architecture Award의 파이널 리스트로 선정되었다. 같은 해에 제주 ‘생각이섬’ 프로젝트로 김수근문화재단의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을 수상했다. 강예린은 2017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생산도시’ 섹션의 큐레이팅에 참여했고, 현재 서울대학교 건축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http://www.societyofarchitecture.com/

건축큐레이팅워크숍 3 - 전시는 무엇을 하는가

2020년 건축큐레이팅워크숍(CAW)은 ‘전시는 무엇을 하는가’를 주제로 세번째 강좌를 진행합니다. 2010년대부터 한국 건축계에 스며들기 시작한 전시, 아카이브, 파빌리온, 젊은 건축가 등의 말은 이제 낯설지 않은 현상이 되었습니다. CAW의 일환으로 작년 9월 출간된 『건축, 전시, 큐레이팅』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 건축계의 좌표를 넓혀온 기획자와 연구자들이 위와 같은 말들을 직조해낸 첫 번째 결과물이었습니다. 이번 겨울강좌는 그 책에 텍스트로 담았던 담론들을 다시 현장의 언어로 돌려보는 자리입니다. ‘전시’라는 지금 시대의 가장 역동적인 무대를 건축의 이름으로 다시 비춰보고자 합니다.

한국 건축계에서 전시는 그간 별다른 생산적 가치를 갖지 못한 채 비평적 긴장감 없이 일시적인 이벤트로 소진돼왔습니다. 이는 외국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글래스하우스의 디렉터였던 헨리 우르바흐(Henry Urbach)가 말한 것처럼 건축 전시는 건축계에서 ‘양반들의 취미생활(a gentleman’s sport or sideline)’ 같은 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건물을 짓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새로운 건축 실천을 탐색할 수밖에 없는 지금, 건축 전시에 다른 태도로 임하는 건축가가 생기고, 건축 전시의 부산물이 순환하고 축적되는 현상과 의미를 연구하는 기획자가 생기고 있습니다. 건축 전시는 또 다른 형식의 건축 지식을 능동적으로 만들어내고, 여러 주체들이 연대하게 하며,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게 하는 자리로서 가치를 발하고 있습니다.

2020년 CAW 겨울강좌는 사례 발표, 제도적 제언,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명료한 언어로 이 지점들을 조명해보려 합니다. ‘전시하기’라는 행위를 여러 스케일과 방식으로 전용함으로써 ‘건축하기’를 실천하는 세 명(팀)의 건축가를 초대해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신진 건축 큐레이터들과의 대담을 통해 전시로 건축하는 일에 대한 고민과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자리도 준비했습니다. 이 흥미로운 탐색의 여정에 동참해주시길 바랍니다.

전체 프로그램

  • 2.04 (화) 전시의 부산물은 어디로 가는가 / 정다영
  • 2.08 (토) 전시로 건축하기 탐색 / 김그린, 정성규
  • 2.11 (화) 개념과 실천의 순환 이미지 / 정현
  • 2.18 (화) 사물의 생산 지형도 / 전진홍, 최윤희
  • 2.25 (화) 태도가 형식이 될 때 / 이치훈, 강예린
*각 회차별 참가신청 페이지는 전주 화요일마다 일주일 간격으로 열립니다.

참가신청 관련 안내

  • 본 행사는 유료 프로그램입니다.
  • 아래 참가신청 양식을 통해 선착순 등록받습니다.
  • 신청 접수는 2월 18일(화) 오후 1:00에 열립니다.
  • 대기 접수(10석)는 정원 마감 후 열립니다.
  • 참가비 입금은 신청 후 2시간 내에 해주시기 바랍니다.
  • 이후 입금되지 않은 신청내역은 별도 안내 없이 취소됩니다. (재신청 가능)
  • 대기자 분은 입금하지 마시고 연락을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 등록 완료 상태는 신청자 명단에 별표(*)로 표시됩니다.
  • 이메일이나 전화로는 참가·대기 신청을 받지 않습니다.
  • 취소는 전일 낮 12시 이전까지만 가능합니다.
  • 취소로 자리가 생길 경우 대기 순으로 별도 안내 메일 드립니다.
  • 취소 신청: kim@junglim.org (김상호)
  • 당일 현장등록은 불가합니다.
코로나19 사태 관련 안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 안내 말씀 드립니다. CAW가 진행되는 장소는 종로구 통의동 1층의 재단 라운지입니다. 최대 수용 인원은 50인이고, 적정 인원은 40인입니다. 이번 CAW 5회차는 주최 측을 포함해서 100% 참석할 경우 35명 내외로 다소 촘촘하게, 2시간 남짓 진행될 예정입니다.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이런 행사 여건이 불편하거나 불안하신 분도 계실 것 같아서 그런 경우 등록을 취소하실 수 있게 창구를 계속 열어 놓고 있습니다. 더불어 혹시라도 코로나19는 물론 기타 독감 및 감기 증상이 있는 분은 공중보건을 위해 자발적으로 취소해주십사 부탁드립니다. 기본적인 개인 위생과 매너를 지켜 함께 안전한 행사를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후기 / 코로나19가 우리 생활의 많은 풍경을 바꿔놓았죠. CAW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즌3 마지막 강연자 SoA의 '태도가 형식이 될 때'는 두 차례 연기되어 4월 8일에 온/오프라인 두 가지 방식으로 선을 보였습니다. 구글 미트를 통해 온라인 송출을 위한 사전 점검 회의를 하고 현장에서 녹화하며 인터넷으로 질문을 받았던 이날 풍경을 쉽게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물리적인 장소를 점유하는 전시라는 형식을 말하는 자리에서 비물리적 거리를 확보하려 했던 이날의 시도가 역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모인 자리였기에, 개소 10년을 앞둔 SoA의 전시를 향한 지난 실험들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고 앞으로의 여정도 기대하게 했습니다. 건축도 소설이나 영화처럼 여러 장르가 존재하며, 그중 전시 역시 그런 장르 중 하나일 뿐이라는 이야기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SoA가 수행한 여러 건축 프로젝트 중 강연 시점을 기준으로 전시와 관련된 것은 38개이며, 대략 전체의 1/4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전시의 참여 작가로, 기획자로, 공간 디자이너로 여러 역할을 수행한 SoA의 전시에 관한 스펙트럼은 그만큼 넓었습니다. 이 작업들을 9개의 키워드*로 엮은 발표에서 전시가 건물을 자극하고 또는 건물이 전시를 자극하는 작업의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전시부터 건물까지 SoA가 수행하는 건축은 순차적이지 않고 다층적으로 중첩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스케일이 작은 전시가 건물을 촉발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 전시를 촉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SoA는 대중을 의식하는 전시를 만들었지만, 그것을 이야기할 때 건축의 외부 언어가 아닌 재료, 구조 등 건축의 내부 언어로 설명해주었습니다. 그 때문에 맥락이라는 건축의 주변부가 아니라 오히려 좁고 순수한 의미의 건축을 시연하고, 이에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때 전시는 건물과 대등한 건축의 특정 형식으로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강연 말미에서 전시의 부산물은 다름 아닌 '생각의 잔여물'이었다는 SoA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 생각의 잔여들이 대화를 불러오고, 그 대화가 작가를 포함한 관람객인 우리를 생생하게 살아있게 하는 물리적인 장을 만들어내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코로나19 이후 이번 CAW가 던진 '전시는 무엇을 하는가'라는 질문은 한층 더 무겁게 자리 잡아 생각의 꼬리를 잇게 할 것 같습니다.

* 전시와 만난 도서관 / 시간의 공간화 / 도시와 건축에 대한 소고 / 공간이 전시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제안들 / Logic of Production / 이 장소에는 '지붕'이 필요하다 / 파빌리온과 건축 사이 / 엑스포: 전시를 위한 건축을 전시하다 / 전시의 기획과 공간의 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