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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앤포럼

8. 폭력건설과 국민동원 - 국토건설단

우연히 보게 된 오래전 신문에 실린 만평 한 점과 같은 신문에 흐릿하게 게재되었던 한 장의 사진이 드러내는 시간적 간극은 고작 6개월이다. 만평이 실린 것은 1961년 12월 27일이고, 흑백사진은 1962년 5월 1일 개막한 제1회 신인예술상 사진전시회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으로 소개되었다. 그 6개월의 시간을 평면적인 권력과 정치 일정의 직선 위에 올려놓으면 하나는 장면 내각 시절에 해당하지만 다른 하나는 국가재건최고회의가 정권을 장악한 헌정 공백기에 자리한다.

만평과 사진은 논의의 시작이다. 넓게는 문민통치에서 군부통치로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이기도 하지만 좁게 보면 순수 지식인들이 가졌던 이상적 국가건설의 꿈이 국가 주도의 폭력적 건설과 국민동원으로 엉뚱하게 물길을 바꾼 사건을 증거하는 까닭에 지적 호기심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호기심은 다시 ‘문명의 기록치고 야만의 기록이 아닌 것이 없다’던 발터 벤야민의 언명이나 ‘폭력 수단의 합법적 독점기관이 곧 국가’라고 했던 막스 베버의 직언을 천천히, 그러나 확고하게 확인하는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붙인 포럼의 논제가 ‘국가폭력과 국민동원’이다. 사회학자 한석정은 『만주모던』을 통해 1960년대 개발 체제의 기원을 만주에 두었다. 흥미롭게도 앞서 꺼낸 삽화와 사진은 그가 언급한 1960년대의 시작점에 놓인 것들이다. 그리고 1960년대는 희생의 정당화가 당연히 묵인되었고 포용과 배제가 극한적 상황으로 치닫던 시간이었다는 사실을 목도한다.

논의와 발언의 시작은 물론 한 점의 삽화와 흑백 사진 한 장이다. 이들이 직설적으로 드러낸 ‘국토건설 과업’과 ‘국토건설단 설치’의 당위가 어디에서 비롯되고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는 논의의 몸통이다. 하지만 그것의 뿌리가 무엇이며, 채 반세기도 지나지 않아 다시 현실세계에 등장한 풍경을 목도했다는 기억은 다시 가슴을 저릿하게 한다. 그리고 묻는다. 국가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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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수 
제법 오랜 기간 동안 주택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일한 후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로 자리를 옮겨 ‘주거건축과 문화’ ‘도시공간과 사회 환경’ 등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공부하고 있다. 공동주택연구회를 통해 『도시집합주택의 계획 11+44』, 『한국공동주택계획의 역사』, 『주거단지계획』, 『한국공동주택 16제』, 『일본의 현대하우징』 등 여러 권의 책을 함께 출간했으며, 『아파트와 바꾼 집』, 『건축가가 지은 집 108』 (박철수=박인석 공저), 『아파트의 문화사』, 『아파트_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사회』, 『박철수의 거주박물지』 등을 펴냈다. 지금은 『한국주택 유전자』, 『테쉬폰과 이시도레』 등을 집필중이다.

- 일시: 2017.11.1(수) 오후 7:00~9:00
- 장소: 정림건축문화재단 라운지 (종로구 자하문로8길 19)
- 공동주최: 2018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기획팀, 정림건축문화재단

*3호선 경복궁역 3번출구에서 도보 10분
*주차장이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kim@junglim.org / 02-3210-4991 (담당자: 김상호)

베니스 비엔날레 2018 리서치 포럼

베니스 비엔날레 2018 리서치 포럼은 한국관의 주제 '스테이트 아방가르드'(State Avant-garde)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기 위한 장입니다. '스테이트 아방가르드'는 50년 전 한국의 젊은 건축가들이 국가 주도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실현하고자 했던 도시와 건축에 관한 꿈을 추적하려 합니다. 이를 개발 독재의 부산물이나 건축가의 상상력으로 간단히 재단하지 않기 위해서는, 아방가르드라는 예술사의 문제적 개념뿐 아니라 국가와 시민사회, 정치와 건축, 탈식민 논의 등 역사적, 이론적 이슈에 대한 세심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먼저, 만주국과 메타볼리즘, 남미와 아시아의 근대건축,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와 군사 정권, 중화학공업단지와 관광단지 등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통해 1960년대 한국 현대 건축의 역사적 문맥을 살펴보려 합니다. 나아가 미래를 향한 상상력이 위축된 오늘날, 우리가 더 이상 (스테이트) 아방가르드가 작동하기 어려운 시대에 들어섰음을 자각하며, 탈성장 시대의 도시 건축에서 '공공'이란 무엇인지, 건축가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아방가르드의 잔해 속에서 찾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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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시리즈 
1. 단게 겐조(丹下健三 1913-2005), 전후 일본의 국가 건축가 - 조현정
2. 주식회사 대한민국: 충주비료공장과 건축의 기술 지식 - 박선민
3. 중남미 근대건축과 프로파간다 - 박길룡
4. 만주철도, 만주국을 달리다 - 이연경
5. 근대 일본이 경험한 국제전쟁과 그 이미지화 - 김시덕
6.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설계자들 - 박해천
7. 김포공항 최초의 ‘국제주의 양식’ 터미널 - 앨리스 김 
8. 폭력건설과 국민동원_국토건설단 - 박철수
9. 울산공업센터 지정요인과 개발과정 - 한삼건

*계속 준비 중입니다.